2024. 03. 07
19:09
개구리를 보내고 마음이 허전하시다고요. 그럼 게이트의 사냥개를 산책시키면서 마음을 달래 보시는 건 어떠세요? 원래 생존 수업의 일환으로 사냥을 실습할 때 데려가는 개인데 요즘 수업이 없다 보니 심심해하는 것 같거든요. 혼자 놀러 나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요.
(르웰린이 가리킨 곳에는 의젓하게 앉아 있는 도베르만을 닮은 개와 벌러덩 누워 있는 보더 콜리를 닮은 개가 있다. 어떤 개를 데려가야 하는 걸까?)
A. 도베르만을 닮은 개
(딱 봐도 사냥개처럼 생긴 개다. 짧고 윤기가 도는 털로 덮인 근육질의 다리가 자신은 힘차게 달려 나갈 준비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당신이 손을 뻗자 그 개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버리고 말았다.)
아, 그 개는 사냥개가 아니에요. 그냥 늠름하고 의젓하게 생긴 게이트 강아지입니다. 산책도 혼자 하는 걸 좋아하고요.
(머쓱하게 손을 거둔 당신을 향해 르웰린이 많이들 착각하시더라고요, 위로를 건넸다. 그 옆에 있는 개에게로 다시 손을 뻗어 보았다.)
B. 보더 콜리를 닮은 개
(너무 편안하게 누워 있어서 방해해도 되나 싶은 커다랗고 푹신하게 생긴 개다. 햇살을 즐기는 나른한 얼굴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당신이 손을 뻗자 곧바로 벌떡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달려드는 것을 보아 산책을 무척이나 기대했던 듯하다. 어서 가자는 듯 발아래서 폴짝폴짝 정신없이 뛰고 있다. 이 개가 맞느냐는 의미로 르웰린을 바라보자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럼, 다녀오세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개니 햇살 좋은 언덕에서 같이 앉아 있어도 좋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랄게요.
2024. 03. 08
19:54
여성의 날이네요. 언제 한번 왕성에 있는 멜에게 장미를 보낸 적이 있죠. 꽃을 받는 일이 종종 있었던지 보지도 않고 돌려보냈더군요. 내심 흐뭇했습니다. 뭐, 저택에 돌아와서 제가 보낸 건 줄 몰랐다며 당황하던 모습이 귀엽기도 했고요.
그래서 받아 갔느냐고요? 음, 받았다고 해야 하려나... 한 송이만 빼 가더군요. 나머지는 어머니와 아벨린 님께 드리라고 하면서요. 두 분께는 물론 다른 단원분들께도 이미 드렸던지라 남은 장미는 저희 집 고양이에게 선물했습니다.
고양이한테 성별에 대한 자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마 있더라도 인간과 같은 의미는 아니겠죠. 그래도 제가 가질 수는 없잖아요. 다행히 그 뒤로는 돌려보내는 일이 없어서 곤란해질 일도 없었죠.
2024. 0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