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02

13:44

(르웰린은 제게로 내밀어진 닭꼬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살짝 미소 지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저를 떠올려 주셨다니, 영광인걸요. 감사히 먹겠습니다. 마침 규율식만 먹던 참이라 자극적인 맛이 좀 그리웠거든요.

(닭꼬치는 금세 사라졌다. 꼬치도 저렇게 우아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빈 꼬치의 끝에 두껍게 접은 종이를 끼우고 꺾어서 부피를 작게 해 버린 르웰린이 비어 있는 당신의 손을 보며 고개를 기울인다.)

음... 정말 맛만 보라고 주신 건가요?

(아차, 평소에 워낙 이것저것 배부를 때까지 먹였더니... 입이 짧다고는 해도 지방이라곤 한 줌밖에 안 될 것 같은 저 몸을 유지하려면 웬만한 식사량 갖고는 부족한 게 당연하다.)

A. 미안... 그게 전부야.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밀레시안 님의 요리를 기대하며 한 주 내내 기다렸지만, 어쩔 수 없죠.

(당장 가방에서 요리도구와 재료를 꺼내 근사한 트뤼프 크림 뇨끼를 만들었다. 접시를 받아 든 르웰린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생긋 웃는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B. 가방에서 꼬치 234784159개를 꺼낸다.

어, 음... 감사... 합니다. ...그렇게 많이는 못 먹을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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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웰린은 우선 열심히 먹고 있다... 얼마 안 가 그가 부탁해 왔다.)

...마실 것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밀크티를 건네자 천천히 비운 그가 감사를 표하며 빈 병을 씻어 돌려주었다.)

잘 먹었습니다. 음, 한 주를 당신 요리만 기다린 만큼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어요. 절 생각해서 가져와 주신 음식이니까요. 그래도 다음 주엔 기대해도 괜찮죠, 밀레시안 님?

(식사를 마친 르웰린이 당신에게 작은 틴케이스를 건넸다.)

당신은 늘 다정하신 분이지만 미처 생각 못 하신 게 있는 듯해서요. 사탕입니다. 요즘 도와주신다는 분께 각성 물약을 드릴 때마다 같이 드리세요. 그리고 당신께는... 자, 여기요.

(타라 유명 제과점의 시즌 한정 디저트 쿠폰 한 묶음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구한 걸까? 감탄하는 당신을 보며 그가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에서요. 직접 쓰시든, 누굴 주시든... 편하게 이용하시길. 참고로 멜에게는 이미 선물했어요.


가을 밤을 걷는 여정 2023. 10. 26 ~ 2023. 11. 15

2023. 11.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