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01

19:37

아름다운 꽃들이네요. 한 시대의 정신을 대표하는 꽃들이라... 세대를 건너도 변함없이 계승되는 어떤 신념이나 정신이 분명 있기 마련이죠. 고난과 시련의 시간을 넘어서 당신께도 분명 전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신의 행보를 보면요.

(조심스럽게 무궁화와 패랭이꽃, 오얏꽃을 받아 화단에 옮겨 심은 르웰린이 당신이 건네는 작은 깃발 역시 함께 꽂아두었다.)

꽃의 이름대로 당신의 신념이 영영 지지 않기를 기원하겠습니다.

2023. 03. 04

13:30

(논문으로 보이는 문서를 넘겨보던 르웰린이 흡족한 얼굴로 당신을 맞았다.)

오셨네요, 밀레시안 님. 아, 별건 아니고... 신년 기념 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들의 심사가 막 끝나서 모든 단원의 접근이 허락되었거든요. 예상대로 멜의 논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사실 제출만 하면 항상 최우수논문상을 받으니 아발론에서는 그냥 발표하지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상을 독점하는 것처럼 보이면 곤란하니까요. 그런데도 제출한 걸 보면 이번에는 특별히 잘 쓰인 논문일 듯해서 기대가 많았는데... 확실히, 기대 이상이네요.

(본인이 다 자랑스럽다는 얼굴로 넘겨준 논문을 훑어보자 신학 논문인지 과학 논문인지 모를 내용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야... 신학도 학문이니까요? 아무래도 아발론이 열린 뒤로는 고고학이나 생물학 같은 비교적 실증적인 학문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지기도 했고요.

(그럼 경전 무오류설은 지지하지 않는 거냐는 물음에 르웰린이 급격히 시큰둥해졌다.)

예? 신도 틀리는 세상에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신이 손댄 경전이 제일 의심스러울 지경인데요, 대놓고 말만 안 할 뿐 그런 표정이다. 하기사, 톨비쉬와 하이미라크를 지나온 성직자에게는 꽤 민감한 문제일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