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8. 01
18:30
(르웰린은 상인이 가져온 도자기를 흥미로운 기색으로 바라보고 있다. 턱밑을 받치고 있던 깍지 낀 손이 우아하게 책상 위로 내려온다.)
좋은 물건이네요. 그런데... 하실 말씀이 더 있지 않나요?
(넌지시 떠보듯 말하는 르웰린의 입가엔 능숙하고 매끄러운 미소가 걸려있지만, 눈매는 조금도 휘지 않았다. 시험하듯 상대를 마주하는 그 눈빛이 얼마나 서늘해질 수 있는지 아는 입장에서는, 긴장될 법한 시선이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상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이건 진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품으로,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이는 신인이나 감식안을 쌓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저희 상회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입니다. 골동품을 판별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공부할 수 있게 유명 작품들의 가품을 퀄리티별로 세트 구성한... 최고의 장인이 만들어 믿을 수 있는 품질의... 또한 자료집을 제공하며... 두 세트 이상 구매하시면 루페를 비롯한 도구를 무료로... 카탈로그를 보시면... 아직 출시 이전이지만 벌써 문의가... 가장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는 제품은 역시 각종 보석과 다이아몬드의 진품과 가품으로 구성된... 어느 제품이든 가장 먼저 보실 수 있게... 또한 예약을 하시면 울라 최고의 감정사에게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최우선 순위로...)
(제품 설명을 마친 상인이 당신 쪽을 흘끗 보며 매우 조심스러운 어조로 소곤거리듯 말했다. ...곧 필요할 일이 생기실 듯하여...)
(마찬가지로 잠시 당신에게 시선을 준 르웰린이 다시금 상인을 마주 보며 싱긋 웃는다.)
전 능력 있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아요. 눈치 빠른 사람은 더더욱 그렇고. 카탈로그에 있는 제품을 전부 구입하도록 하죠. 추후 신작이 나오거나 교육을 해줄 감정사가 필요해지면 가장 먼저 연락받을 수 있겠죠?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기쁜 기색을 애써 감추며 답하는 상인에게 대금으로 수표를 끊어준 르웰린이 공손히 인사하는 상인을 내보낸다. 그제야 당신을 돌아본 그가 눈을 휘어 웃었다.)
진품과 가품을 판별하는 능력은 적어도 기본은 갖추는 것이 좋아서요. 감식안이 전혀 없는 상태로 사교계에 나서면 창피당하기 쉽거든요. 직접 가르쳐드릴 테니까... 잘 따라오실 수 있죠, 밀레시안 님?
2020. 08. 03
20:05
흐음... 수녀라... 알반에서는 성직의 종류를 성별로 나누지는 않아서요. 다 같은 사제면 사제지, 남성 혹은 여성만 따로 분류하여 부여하는 지위는 없어요.
라이미라크 교단의 체계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사제가 되는 데 성별의 제한은 없죠. 티르 코네일과 던바튼의 성당에 부임한 이들도 모두 사제입니다. 그들의 의복을 수녀복이라고 부르긴 해도요. 주민들과 대화해보셨다면 이미 아시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