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7. 07

16:45

안녕하세요, 밀레시안 님. (르웰린은 단정히 고개를 숙여 보이더니, 이내 가만히 시선을 마주해왔다.) 그간 단장께 소식 전해 받으셨겠지만, 직접 뵙는 건 오랜만이네요. 건강해 보이시니 다행이에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19:59

저는 어떻게 지냈냐고요? 음... (손가락으로 마도서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빈말로라도 한가하다거나 푹 쉬면서 지냈다고 하기는 힘들겠네요.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21:25

기사단은 걱정 마세요.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단장님이 조원에서 단장으로 바로 진급하신 덕에 조장 분들이 고생이 많으셨지요. 저는 루나사로 조를 옮겨서 일을 새로 배우느라 조금 바빴답니다. 더는 소가주가 아니니 가문의 일도 챙겨야 했고요.

알터는... 처음에는 밀레시안 님을 부르짖더니 나중 가서는 일이 덜 바쁘고 자기가 없어도 되겠다 싶으면 '이번 일에는 밀레시안 님의 조력이 꼭 필요하다'는 핑계로 밀레시안 님을 찾아 탈주하질 않나, 새로 엘베드 조장이 되신 분께서는 방... 아니, 자유분방하신 전 엘베드 조장 밑에 계셨던 영향인지 영혼이 자유로우시고, 전 단장께선 인수인계 없이 탈주하신 덕에 루나사에서 근 20여 년의 문건을 찾아보느라...

네, 그래도 단장님께서 꼭 필요할 땐 제자리에 잘 붙어계실 정도의 눈치는 있으셔서 다행이지요. (르웰린은 마도서 모서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중얼거렸다.) 탈주가 단장의 필수 덕목이라도 되는 걸까요?

...애초에 성물을 들고 독단으로 밀레시안 님을 찾아나섰던 전적이 있으니, 제가 뭐라 할 처지는 아니지만요. 이걸 밀레시안분들은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라고 표현하시던데, 꽤 적절한 표현 같네요. 여하간에, 저흰 모두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22:20

아, 오해는 마시고요. 단장님은 이제 전투 외의 부분에서도 꽤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다만... (르웰린은 당신을 바라보며 고개를 모로 기울이더니, 뺨을 살짝 괴었다.)

2019. 07. 08